워크샵이 끝난 후 점심을 외로이 먹어치우고 근처를 서성거리다가 아케이드에서 무시무시한 실력으로 하우스오브데드4를 플레이하는 분도 구경하고 옆 동네 SEK2007에도 들렀다가 하면서 빈둥빈동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도 아직 로렌스씨의 발표가 안끝났더군요.

그 전의 발표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 패스. 로렌스씨의 발표도 벌써 세번째 보는거라 패스.

이어 토론회는 리치 웹 기술의 미래...란 타이틀로 MS, Adobe, OpenLaszlo에서 오신 패널과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이 토론회는 무려 2만 2천원이란 거금의 참가비를 아낄 수 있는 이벤트에 선정되게된 바로 그것이라 놓칠 수가 없죠!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관점의 변화를 관찰 할 수 있었어요.

원래 MS는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의 제왕이고 어도비는 웹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의 제왕이죠. 전통적으로 MS는 웹 기술에 취약하다란 평가가 많았고 어도비는 데스크탑 시장은 애초에 발도 못내미는 실정이었구요.

그런데!?

MS는 자꾸 웹 기술로의 새로운 시도와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어도비는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으로의 지향을 보여주고 있어요.

MS가 최근 들어 집중하고 있는 걸 보면, Live.com, ASP.NET AJAX, W2k8 Server & 혁신된 IIS7, Silverlight... 이제는 웹 플랫폼마져 집어 삼키겠다는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죠. 특히 WPF가 전통적인 MS의 기술처럼 윈도우즈 온리의 .NET Framework 3.0 기반에서 동작하고 웹브라우저에서 돌리는 XBAP도 마찬가지인 반면, Silverlight을 보면 예전 MS의 정책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크로스 플랫폼과 브라우저 지원으로 무장한데다가 다시는 ActiveX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듯이 보안관련 기술들(크로스 도메인 접근, 로컬 자원 접근 등) 결연하게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죠.

그런데, 어도비가 최근 발표한 AIR는 기본적으로 Flash9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크로스 플랫폼/브라우저를 지원하지만 내부적으로 OS-Dependency API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즉, 개발 옵션에 따라 특정 OS에 종속되는 애플리케이션으로도 빌드가 가능하다는 것이고 당연히 로컬 자원으로의 접근도 허용되는 거죠. -물론 Silverlight의 웹 애플리케이션과 AIR의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요-

게다가, MS 측의 발표 내용은 WEB 2.0, Beyond the WEB, 뭐라고 부르던간에 플랫폼으로써의 웹 브라우저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어도비 측의 발표에서는 웹 표준의 문제, 성능의 문제, 자원 접근성의 한계로 결국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으로 방향을 선회한 느낌이었어요.

이거 혹시 회사가 바뀐거 아냐? 싶을 정도의 관점 변화에요.

특히 RIA를 표방하는 많은 기술과 플랫폼의 난립에 대해 MS는 '상관 없다. 현재의 RIA는 아직 표준화로 정립되기엔 무리가 있는 역동의 시기이고 따라서 당장은 벤더에 의존적이지만 대신 빠르게 변화의 니즈를 피드백할 수 있는게 중요하다.'라는 MS다운 자신감을 드러냈고 OpenLaszlo에서는 기술에 있어서 표준의 중요성에 대해 완고한 관점을 드러냈는데, 어도비쪽의 관점은 기억에 안남아 있네요. 뭐랄까 그만큼 인상적인 비전을 보이진 못했다는 거죠.

조금 성급하게 MS의 전략을 추측해보자면 MS의 거대한 장점, 바로 데스크탑 플랫폼 장악과 함께 전방위 제품군간 연동이 가능한 엄청난 스펙트럼을 십분 활용해서 웹 개발 툴을 장악하고 그러면 자연스레 웹 플랫폼 자체를 장악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표준화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닐까요?

여하튼, 현재 RIA는 기술적으로 정립되지 않았고 각 벤더는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이겠죠.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개발자들은 죽어나가겠지만, 한가지 희망적인건 각 기술들의 큰 틀은 별로 달라보이지 않아요. 대체로 프리젠테이션은 XML에 기반한 마크업 랭귀지이고 XML 특성상 이름만 보면 대략 뭘 하려는 건지 쉽게 이해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로직영역은 기본적으로 JavaScript나 ECMAScript(같다고 보셔도 무방)를 통해 웹에 전달될 수 있죠. 그리고 벤더 별로는 Silverlight은 CLR환경으로 컴파일된 DLL과 XAML을 분리한 모델을, FLEX는 SWF로 컴파일된 단일 배포 모델을 선택했구요.

요는 자신이 어떤 기술이 더 익숙하느냐인 것 같네요. 제 경우는 VB6를 깊게 다뤘는데 JavaScript보다는 C#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 와중에 Silverlight에, MS의 비전에 깊게 공감할 수 밖에 없는건 'MS의 기술은 개발자의 커리어와 로드맵을 고려한다'는 점이에요. 무슨 얘기냐면, Silverlight이든 뭐든 MS의 기술들은 .NET Framework 이라는 커다란 프레임웍 안에 통합되어 가고 있어요. 특히 3.0의 발표 이후로 이러한 통합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고 새로운 MS의 기술을 접했을 때 개발자는 특별한 배경 지식 없이도 기존의 개발 지식을 고스란히 적용해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는 거죠. 즉, 유저 뿐만 아니라 개발자의 경험도 배려하는 정책이란 거죠. (DX라고 불러야할까요? ^^)

저는 플래쉬에 대해 전혀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잘못 생각하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평소에 액션 스크립트의 악명(?)이랄까 원성이 자자한걸 봐와서 플래쉬쪽은 손도대고 싶지 않아요. 왜냐면 위와 관련해서, 만약 액션 스크립트를 삽질 끝에 손에 익혔다고 해도 플래쉬 외에 써먹을 데가 없잖아요? 개발자로서 이렇게 허무한 경험은 하고 싶지 않죠.(죽은 자식이 된 VB6를 생각하면 안습이에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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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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